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181879&code=11132000&cp=nv
백신 맞고 응급실행 급증… 일반인 접종 이후 대책 고심
하룻밤 3∼5명꼴로 응급실 찾아
발열은 백신-코로나 구분 어려워
격리·진단검사 등 당국 지침 필요
입력 : 2021-03-10 00:04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일부 접종자가 고열과 심한 두통, 구토 증상으로 응급실까지 찾는 경우가 늘고 있다. 현장에선 백신 접종이 일반 국민으로 확대되면 응급환자가 더 많이 몰릴 것을 우려해 대책을 고심 중이다. 특히 백신 접종으로 발열이 나타나는 환자는 코로나19 환자와 구별이 어려워 격리치료, 진단검사 실시 등에 대한 방역 당국의 일관된 지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허탁 대한응급의학회 이사장은 9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백신 접종 후 발열 등의 이상반응으로 대형병원 응급실을 찾는 환자가 하룻밤에 3~5명꼴로 발생한다”며 “지금은 요양병원·시설, 의료기관에서만 접종이 이뤄지지만 일반 국민도 백신을 맞게 되면 응급환자 숫자는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백신 접종 후 발열, 두통, 메스꺼움 등의 증상은 흔하지만 일부는 그 정도가 심해 응급실까지 찾는다. 강형구 한양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백신 접종 후 39도 이상의 발열, 극심한 두통이나 구토, 오심 증상으로 병원을 오는 환자가 꽤 많다”며 “낮에는 호흡기내과 등 외래진료가 가능한데 밤에는 응급실밖에 올 수 없기 때문에 업무 강도가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문제는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을 보이는 환자와 코로나19 의심 환자를 구분하는 것이 어렵다는 점이다. 허 이사장은 “백신을 맞고 발열이 나는 환자를 격리실에서 처치해야 할지, 진단검사는 시행해야 하는지에 대해 현장의 혼선이 있다”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응급실에서는 발열 환자가 오면 코로나19를 의심해 격리 후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시행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응급실은 격리병상이 부족한 실정이라 백신을 맞은 환자까지 격리할 여력이 없다. 그렇다고 백신 접종자가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이 아예 없다고 볼 수도 없다. 접종 전이나 이후에 감염됐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또 환자의 증상이 명백하게 백신 접종 때문으로 보여도 진단검사를 꼭 해야 할지 모호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각 병원은 백신 접종 후 내원한 환자에 대한 대응 지침을 자체적으로 마련 중이다. 한양대병원은 접종 후 발열증상으로 응급실을 찾아오면 일반 코로나19 환자와 동일하게 외부 컨테이너에서 진료를 본다. 코로나19 진단검사는 호흡기증상 여부에 따라 시행한다. 인후통, 기침, 가래 등의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PCR검사를 시행하고, 이러한 증상이 없으면 진단검사 없이 처치한다.
백신 접종 후 응급실에 온 환자는 주로 대증치료를 받는다. 해열진통제나 진통제를 처방하거나 수액 치료를 진행한다. 대부분의 환자는 증상이 이틀 이내에 거의 사라졌다. 강형구 교수는 “백신 접종 후 응급실을 찾은 환자를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방역 당국의 일관된 지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발열 환자는 백신 접종 여부에 상관없이 응급실에 오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181879&code=11132000&cp=n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