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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요? 미친 짓이에요, 방독면 써도 바이러스 못 잡아"
이원영 / 기사승인 : 2021-02-03 14:05:23
코로나19 장기화에 전문가들 방역 수정 주장
확진자 기반 거리두기보다 중점 방역 선회해야
"걸리면 죽는 병 아니다, 확진자 발표 의미 없어"
최근 점심 시간에 직원 10여 명과 함께 서울 혜화동의 맛집으로 소문난 닭곰탕집을 찾았던 A씨. 미리 예약을 해둬 자리는 잡았으나 4명씩 따로 앉아야 했다. 다른 자리는 이미 꽉 찬 상태였다.
"우리 같은 직원들인데 테이블 붙여 앉을게요." "안돼요. 4명 이상이면 따로 앉아야 해요. 벌금 물어요." "4명 앉으나 5명 앉으나 무슨 차이가 있어, 정말. 말도 안돼." "그러게요. 우리도 미치겠어요."
손님이나 주인이나 '5명 이상 한 테이블 금지'가 도대체 납득이 안 된다는 표정이었다. 게다가 웬만한 인기 있는 식당은 손님들이 북적이는데 4명 앉으나 더 앉으나 무슨 차이가 있냐는 볼멘소리가 터져나온다.
▲ 서울 송파구의 한 음식점에서 시민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영업제한 조치엔 이미 업주들의 인내가 한계를 지났다. 대한피트니스경영자협회,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등 19개 중소상인·실내체육시설단체는 2일 성명서에서 "중소상인과 자영업자들의 생존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업종별 형평성 시비가 끊이지 않는 정부의 '무책임, 무대책, 무소통' 방역지침을 규탄한다"며 24시간 무기한 '오픈 시위'를 알렸다.
정부 방침에 따르다 굶어죽게 생겼다는 몸짓이다. 자영업자들의 입에선 "차라리 코로나 걸리고 말겠다. 이게 뭐 하는 짓인지 모르겠다"는 아우성이 차고 넘친다.
'거리두기'에 대한 비판은 2일 보건복지부가 마련한 '사회적 거리두기체계 개편을 위한 공개토론회'에서 나왔다.
권순만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획일적 정책이 아니라 위험에 따른 차별화된 대응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거리두기 단계에 매몰돼 있다. 확진자 수가 아니라 중증 환자 수, 보건의료체계 역량에 기반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확진자 숫자에만 매몰된 거리두기 정책은 실효성도, 공정성도 없다는 의미다.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도 "우리나라는 외국에 비해 확진자 대비 방역 강도가 지나치게 높다"며 거리두기 정책의 수정을 요구했다.
▲확진자 숫자와 방역 강도를 비교한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과 교수의 발제 자료. 검은 선이 인구 1000명 당 확진자, 주황색 선이 방역 강도다. 우리나라가 확진자 숫자에 비해 턱없이 방역 강도가 높음을 보여준다.
국민들도 거리두기 필요성과 법집행에는 동의(70~80%)하지만 81.2%가 거리두기 장기화로 인한 피로도를 호소했으며, 거리두기 정책의 공정성에 대해서는 49.3%만 긍정한다는 인식조사도 나왔다. 국민 절반이 정부의 거리두기 정책을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는 정서적 저항을 보여준다.
코로나19는 감기 바이러스의 일종이며, 감기나 독감 등 호흡기 질병에 대한 백신 개발이 불가능하듯이 이번 코로나 백신도 무용지물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는 이왕재 전 서울대 명예교수(전 대한면역학회 회장)의 생각은 더욱 선명하다.
"쥐새끼 한 마리도 얼씬거리지 못하게 다 틀어막지 않는 한 코로나19 바이러스 못 잡아요. 감기처럼 그냥 걸릴 사람 걸리고 그렇게 생각해야 해요. 물론 노령취약자들 보호는 더 철저히 하고. 거리두기요? 이건 미친 짓이에요, 미친 짓. 4명이나 5명이나, 9시나 11시나, 도대체 무슨 차이가 있어요? 그래서 바이러스 0으로 만든다고요? 어이가 없어 화가 날 지경이에요."
이 교수는 아예 확진자 숫자 발표도 하지 말라고 주문한다. 그는 "독감 시즌에 독감 발생 환자 매일 발표하나. 숫자는 그냥 의료 당국자들이 참고만 하면 된다"고 단언한다.
코로나19의 실체와 방역의 허구성을 고발한 '코로나 미스터리'의 저자 김상수 한의사도 "맨델앤더글라스 감염학에 비말뿐 아니라 에어로졸도 감염원이 될 수 있다고 했으니 책에 의거하면 거리두기는 의미 없는 방역정책"이라며 "우리가 숨 쉴 때 나오는 에어로졸은 마스크가 아니라 방독면을 써도 막을 수 없다"며 자연스러운 감염에 의한 천연 면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영업시간 제한에 대해 "전혀 의학적인 개념이 아니다. 밤과 낮의 바이러스를 구분지을 수는 없다"고 했다.
이처럼 거리두기 정책에 대한 비판론이 불거지고 있는 데는 코로나19가 그렇게 무서울 정도의 치명적인 감염병이 아니라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지난 1년여 간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사망한 숫자는 1400여 명이다. 사망자의 84%가 70대 이상이고 대부분이 기저질환자들이다. 50세 미만에서 사망자는 18명에 불과하고, 30세 이하는 단 한 명의 사망자도 발생하지 않았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밝힌 우리나라 연간 독감합병증으로 인한 사망자 2000~3000명에도 미치지 않는 숫자다. 더구나 이번 독감 시즌(11월~3월)엔 예년에 비해 독감 환자가 17분의 1 수준(12월 기준)으로 급감했다. 오히려 코로나19와 독감 사망자 다 합쳐도 예년 수준을 넘지 않을 판이다.
방역을 잘해서 그나마 선방하고 있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도 하루 확진자 숫자 수백명의 몇 배, 몇십 배에 달하는 감염자가 매일 발생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상식일 것이다. 확진자 숫자 줄이기보다는 바이러스에 취약한 노령병약자 중심으로 방역을 강화하고 거리두기는 과감하게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에 당국이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지금과 같은 거리두기 방식으로 바이러스를 0으로 박멸시킨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 이런 방식이라면 작년에 이어 올해도 확진자 숫자-방역 단계 조정이 도돌이표처럼 맴도는 지긋지긋한 상황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은 전문가가 아니라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확진자 숫자에 연연하는 의미없는 방역보다는 코로나19를 어떻게 볼것인가부터 시작해 패러다임의 전환이 절실하다.
UPI뉴스 / 이원영 기자 lwy@upinews.kr